
이미지 출처: 폭풍같은 결혼생활 포스터
숏폼 드라마가 글로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배경에는 배우 이상엽의 참여가 있다. 한국뿐 아니라 북미, 일본, 동남아, 중동 등의 다양한 지역에 진출한 숏폼 드라마 플랫폼 드라마박스를 통해 방영되는 ‘폭풍같은 결혼생활’은 세계적인 재벌가 외동딸 서지안(전사라)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녀는 아버지의 지나친 사랑과 통제를 피해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고군분투하는 로맨스를 펼치며, 이상엽은 서지안과의 계약 결혼을 통해 사랑에 빠지게 되는 김현우 역을 맡았다.
이상엽이 등장하는 숏폼 드라마 광고는 유튜브 쇼츠와 SNS 릴스 등에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상엽의 출연은 “이상엽이 왜 저기서?”라는 식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자극적인 스토리 라인 덕분에 국내외 특히 일본에서 큰 관심을 얻어 단 5일 만에 조회수 1000만을 넘겼다.
이상엽 외에도 여러 스타들이 숏폼 드라마에 진출하고 있다. 예컨대 배우 전노민이 출연한 ‘안녕, 오빠들’은 드라마웨이브라는 국제 숏폼 드라마 전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어 글로벌 랭킹 1위를 차지했으며, 윤지성은 ‘나만 보이는 재벌과 동거중입니다’라는 숏폼 드라마에 출연하기로 했다.
숏폼 드라마는 1~2분의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되며, 막장 드라마를 능가하는 급박한 전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전개 방식은 세로형 영상으로 간편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현대 시청자들의 패턴과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영화 박스오피스 수익을 초과했으며, 2025년 8월까지 시장 규모는 634억 위안(약 12조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에서는 숏폼 드라마의 개연성 부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일부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이는 강력한 도파민 효과로 관객들의 주목을 끌고 있으며, 수용층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숏폼 드라마의 제작 비용은 기존의 OTT 드라마와 비교했을 때 10분의 1에 불과하다. 영화와 드라마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적은 제작비로 국제 시장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은 배우와 제작자들이 이 분야에 도전하는 주요 이유다.
그러나 K-숏폼 드라마가 아직 중국의 포맷을 모방하는 수준인 만큼, 독자적인 제작 기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영상 콘텐츠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숏폼 드라마는 전통적인 드라마와 문법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 모델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이는 국내 시청자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며, 글로벌 시청자층까지 사로잡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고유한 노하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비용’ 기조 속에서도 창작자들의 작업 환경 악화 방지를 위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최근 ‘플랫폼이 바꾸고 있는 카메라 뒤의 노동’이라는 포럼을 열어 숏폼 콘텐츠의 급성장과 단축된 계약기간을 주제로 논의했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7~8월, 숏폼 드라마 및 웹드라마 종사자의 계약서 작성 비율은 14.7%에 그쳤다. 또한, 감독급 스태프에게 계약을 일임하는 ‘턴키 계약’ 방식이 31%를 차지했고, 주 4일 동안 하루 15시간씩 일해 주 52시간을 맞추는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